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은 제목만 보면 전형적인 엄친아 로맨틱 코미디 같지만, 실제로는 로맨스보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더 크게 남는 드라마였다.
정해인이 처음 제대로 된 로코를 한다고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막상 끝까지 보고 나니 승효와 석류의 연애보다 두 집안의 가족 이야기와 엄마들 우정이 더 기억에 남았다.
그래도 마지막은 확실하다.
최승효와 배석류는 결혼을 약속하고, 석류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음식 일을 시작하며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는다.
※ 아래부터는 <엄마친구아들> 전체 줄거리와 마지막 회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친구아들 기본정보
- 장르: 로맨틱 코미디, 가족, 휴먼, 힐링
- 총 16부작
- 방송: tvN
- 방영: 2024년 8월 17일 ~ 10월 6일
- 주연: 정해인, 정소민
- 주요 출연: 김지은, 윤지온, 장영남, 이승준, 박지영, 조한철
- 연출: 유제원
- 극본: 신하은
- 다시보기: 넷플릭스, 티빙
- 넷플릭스 영문 제목: Love Next Door
소꿉친구였던 엄친아와 엄친딸
최승효는 유명 건축가이자 건축사무소 아틀리에 ‘인’의 공동대표다.
공부도 잘하고 일도 잘하고 외모까지 좋은, 말 그대로 ‘엄마 친구 아들’의 정석 같은 인물이다.
배석류는 그에 못지않은 엄친딸이다.
미국 유학을 가고 글로벌 대기업에 취직해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파혼과 퇴사를 동시에 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소꿉친구다.
승효의 엄마가 외교관으로 바빴던 탓에 석류 엄마가 승효를 많이 돌봐줬고, 석류는 어린 승효를 거의 꼬붕처럼 데리고 다녔다.
그래서 둘은 서로의 흑역사를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사이였다.
그런 두 사람이 성인이 된 뒤 다시 가까워지고, 예전부터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다.
파혼과 퇴사 뒤에 숨겨져 있던 석류의 위암
석류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거웠다.
석류는 미국에서 생활하던 중 위암을 앓았다.
가족에게 쉽게 말하지 못한 채 당시 약혼자였던 송현준과 치료를 견뎠고, 치료 후에는 우울증까지 겪는다.
힘들게 회사에 복직했지만 그곳에서도 다시 상처를 받으면서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약혼도 정리한 뒤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석류의 귀국은 단순히 ‘회사 때려치우고 집으로 돌아온 엄친딸’ 이야기가 아니다.
한 번 크게 무너진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처음부터 정리하는 과정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이 설정이 나오면서부터 이 드라마가 생각했던 로코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간다고 느꼈다.
결국 서로 좋아하고 있었던 승효와 석류
승효는 사실 꽤 오래전부터 석류를 좋아했다.
하지만 너무 가까운 친구였고 가족끼리도 친하다 보니 그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 못한다.
석류 역시 자신의 감정을 뒤늦게 깨닫는다.
서로의 가장 창피한 모습도 알고, 가장 힘들었던 순간도 지켜본 사이가 결국 연인이 된다는 점은 꽤 전형적인 소꿉친구 로맨스다.
그래도 정해인의 츤데레 연기가 잘 어울렸다.
무심한 척하면서 계속 석류를 챙기고, 석류 앞에서만 유치해지는 승효의 모습이 이 드라마 로맨스의 가장 큰 재미였다.
석류가 찾은 새로운 삶은 ‘음식’
석류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한다.
그리고 결국 요리를 선택한다.
한식조리자격증도 따고, 음식을 만드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자신만의 길을 찾아간다.
마지막에는 아빠가 운영하던 떡볶이집 자리에서 음식점을 열게 된다.
그동안 남들이 보기 좋은 회사와 스펙을 따라 살았던 석류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다는 점이 좋았다.
뻔한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 번 크게 아프고 무너진 뒤 새로운 직업을 선택한다는 흐름은 석류 캐릭터와 잘 맞았다.
결말 - 결혼은 1년 뒤로, 꽉 닫힌 해피엔딩
승효와 석류가 사귀는 것을 알게 된 두 집안은 처음에는 반대한다.
오랫동안 친구였던 혜숙과 미숙 역시 자녀들 문제 앞에서는 예민해지고 서로 부딪힌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이 서로를 정말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결혼을 허락한다.
승효는 이미 두 사람이 함께 살 집까지 설계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석류가 바로 결혼하지 말자고 한다.
자신의 음식점을 조금 더 키우고 싶고, 모음도 남극에 가게 된 만큼 결혼을 1년 뒤로 미루자고 제안한다.
승효도 이를 받아들인다.
결혼식 자체가 나오지는 않지만, 두 사람이 결혼을 전제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니 결말은 사실상 완전히 닫혀 있다.
마지막에는 두 사람이 평소처럼 티격태격하면서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간다.
원래 이런 장르는 결말이 답정너이긴 하지만 ㅋㅋ 그래도 괜히 꼬지 않고 기분 좋게 끝내서 좋았다.
정모음과 강단호도 해피엔딩
정모음과 강단호의 이야기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모음은 119 구급대원이고, 어릴 때부터 히어로 같은 사람을 좋아했다.
그러다 우연히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차들을 움직이게 만든 강단호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된다.
단호는 사고로 가족을 잃고 형의 딸 연두를 자신의 딸처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음의 마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모음의 엄마 도재숙 역시 처음에는 반대하지만 마지막에는 관계를 받아들인다.
이후 모음은 꿈이었던 남극 근무를 가게 된다.
둘은 1년간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지만 영상통화를 하며 관계를 이어간다.
이 커플도 깔끔한 해피엔딩이다.
제목 ‘엄마친구아들’의 의미
처음에는 그냥 ‘엄친아’라는 표현을 이용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끝까지 보면 제목이 꽤 잘 맞는다.
엄마들의 오랜 우정이 있고,
승효, 석류, 모음의 소꿉친구 관계가 있고,
각 가족의 부모와 자녀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엄마, 친구, 아들’이라는 단어를 각각 떼어 놓고 보면 드라마 전체 내용이 거의 다 들어 있다.
이게 이 드라마의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었다.
로맨스 하나만 보고 싶으면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가 많다고 느낄 수 있고, 반대로 가족과 우정을 함께 보는 걸 좋아한다면 꽤 따뜻하게 볼 수 있다.
갯마을 차차차 제작진이라 그런지
<엄마친구아들>은 <갯마을 차차차>의 유제원 감독과 신하은 작가가 다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화면 자체가 굉장히 화사하고 따뜻하다.
동네 사람들의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도 비슷하다.
다만 <갯마을 차차차>는 바닷가 마을이라는 공간 자체에서 자연스럽게 정겨운 분위기가 나왔는데, <엄마친구아들>은 그 따뜻함을 만들기 위해 조금 많이 노력한 느낌도 있었다.
가족 갈등, 엄마들 우정, 아빠들 우정, 청춘의 고민, 로맨스까지 이것저것 많이 넣다 보니 가끔은 감동을 주려는 의도가 너무 보인다고 느껴졌다.
그래도 영상은 정말 예쁘게 잘 찍었다.
특히 정해인은 진짜 잘생기게 찍혔다 ㅋㅋ
정해인 - 이런 로코도 잘 어울림
최승효 역의 정해인은 이 드라마에서 굉장히 밝고 싱그럽게 나온다.
그동안 무겁거나 진지한 작품에서 자주 봤던 이미지와는 꽤 다르다.
소꿉친구 앞에서는 유치해지고, 좋아하면서도 괜히 툴툴대는 츤데레 역할이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 정해인은 로코보다 조금 더 무거운 역할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밝은 로맨스도 생각보다 괜찮다고 느꼈다.
그리고 감독님이 정해인을 정말 예쁘게 담으려고 한 것 같음 ㅋㅋ
정소민 - 석류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음
정소민은 연기는 잘한다.
특히 석류가 아팠던 과거를 털어놓거나 가족과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은 좋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정소민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처럼 조금 차분한 캐릭터가 더 잘 어울린다고 느낀다.
배석류는 꽤 천방지축이고 장난기도 많은 캐릭터라, 그런 부분은 내 취향과는 조금 달랐다.
그래도 후반으로 갈수록 석류의 상처와 회복에 집중되면서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로코보단 의외로 가족극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가장 기대했던 것은 정해인과 정소민의 로맨스였다.
그런데 실제로는 승효와 석류보다 엄마들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온다.
부모 세대의 우정, 부부 갈등, 자식에 대한 미안함, 가족 사이의 오해 같은 내용이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만 기대한다면 조금 심심하거나 늘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잔잔한 가족 드라마와 힐링물을 좋아한다면 오히려 이 부분이 장점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로코 비중이 조금만 더 컸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엄마친구아들 후기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내 기준에서는 빅재미보다는 잔잔한 힐링 드라마였다.
클리셰도 많다.
소꿉친구가 연인이 되고, 두 집안 부모가 반대하고, 아픈 과거가 밝혀지고, 결국 모두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또 이런 드라마에서 기대하는 안정감은 확실히 있다.
무거운 사건으로 끝까지 끌고 가지 않고,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면서 따뜻하게 끝난다.
특히 석류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버린 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선택하는 결말은 꽤 좋았다.
30대라고 해서 이미 인생의 방향이 정해져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한 번 크게 실패하거나 멈췄다고 해서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라는 메시지가 남는다.
조금 인위적인 따뜻함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맑고 싱그러운 영상미와 편안한 분위기는 분명 장점이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정해인의 로맨틱 코미디가 궁금한 사람
- 소꿉친구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
- 가족 이야기가 많은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
- 잔잔한 힐링물을 찾는 사람
- <갯마을 차차차> 같은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
로맨스만 빠르게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조금 답답할 수 있다.
한줄평
소꿉친구 로맨스를 기대하고 봤지만, 결국 엄마와 친구와 가족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남았던 따뜻한 힐링 드라마.
별점: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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